청와대, 가상자산 과세 또 미루나…2029년 시행안에 무게
내년 1월 시행 예정이던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네 번째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청와대가 유예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청와대는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내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다시 연기될 가능성이 커졌다. 25일 여러 언론이 청와대가 과세 유예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고 보도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결정된 바는 없다"고 밝혀 공식 확정과는 거리를 뒀다.
무슨 일이 있었나
서울경제는 25일 청와대 내부 논의가 시행 연기 방향으로 정리됐다고 전했다. 전자신문은 청와대와 정부가 시행 시점을 2년 늦춰 2029년으로 옮기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머니투데이와 파이낸셜뉴스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아직 검토 단계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경제는 이달 국정감사가 끝난 뒤 당정 협의를 거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과세 골격은 2020년 소득세법 개정으로 마련됐다. 가상자산을 양도하거나 대여해 얻은 연간 소득에서 250만원을 공제하고, 초과분에 지방소득세를 포함해 22%를 매긴다. 당초 2022년 시행 예정이었으나 이미 세 차례 미뤄졌다. 이번에 유예가 확정되면 네 번째다.
국회에는 여야의 유예 법안이 이미 올라와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은 16일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암호자산 보고체계(CARF)에 따른 첫 국가 간 거래정보 교환이 이뤄진 해의 다다음 해 1월 1일부터 과세하자는 내용이다. 첫 교환이 2027년에 이뤄지면 시행은 2029년 1월이 된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2년 유예, 2030년 시행, 과세 조항 삭제 등을 담은 개정안을 각각 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22일 당 유튜브 방송에서 이 문제를 올해 안에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논점
유예론의 핵심 근거는 형평성과 준비 부족이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시장인 미국은 2029년에야 CARF에 참여할 예정이다. 그 전에 과세를 시작하면 해외 거래소 이용자는 과세망을 벗어나고 국내 거래소 이용자만 세금을 내는 역차별이 생긴다는 주장이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아직 제정되지 않아 가상자산의 법적 정의조차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거론된다.
정치적 부담도 작용하고 있다. 가상자산 투자 비중이 높은 청년층 여론이 과세에 우호적이지 않다는 점이 유예 배경으로 꼽힌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25일 페이스북에 유예 보도를 환영하는 글을 올렸다. 머니투데이는 과세 일정이 23대 총선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이 여권 안에서 부담으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반대편에서는 조세 원칙을 문제 삼는다. 머니투데이는 민주당 안에서도 조세 정의를 앞세우는 의견이 있다고 전했다. 과세 대상 소득이 분명한데도 시행이 거듭 늦춰지면 제도 일정 자체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도 짚어볼 대목이다.
시사점
국내 투자자 입장에서 당장 내년 1월 과세가 시작될 가능성은 낮아졌다. 그러나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현행 소득세법상 2027년 1월 시행 일정이 그대로 유효하다. 유예 여부와 새 시행 시점은 연말 세법 개정안 심사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지켜볼 변수는 세 가지다. 첫째, 국정감사 이후 열릴 당정 협의에서 유예 기간이 2년으로 정해질지, 아니면 CARF 정보교환 시점에 연동하는 방식이 채택될지다. 둘째, 11월 국회 세법 심사에서 여야 법안이 어떻게 하나로 묶일지다. 셋째, 과세 방식과 함께 논의돼야 할 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이 속도를 낼지다. 과세 시점이 국제 정보교환 일정과 연결되면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사이의 규제 격차 논의도 다시 불붙을 수 있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