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테이블코인 '이자 금지'는 반쪽이다…진짜 싸움은 보상에서 시작됐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지니어스법 최종 규칙에서 발행사의 이자 지급 금지는 지켰지만, 거래 플랫폼이 주는 보상은 사안별 판단에 맡겼다. 의회가 긋지 못한 선을 감독 재량으로 넘긴 셈이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설계하는 한국은 이 선을 처음부터 법에 적어야 한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이 21일 스테이블코인법(GENIUS Act)의 시행 규칙을 확정했다. 내년 1월 18일부터 법과 함께 적용된다. 겉으로 보면 원칙은 그대로다. 발행사는 코인을 보유하거나 쓰는 대가로 이자나 수익을 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규칙이 실제로 정한 것은 그다음 질문, 즉 발행사가 아닌 거래소나 제휴사가 주는 보상을 어떻게 볼지였다. 필자는 미국이 이 질문에 답하지 않고 미뤘다고 본다.
사라진 '위반 추정' 조항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규칙의 내용이다. OCC는 2월 초안에서 발행사의 계열사나 관련 제3자를 거친 보상을 일단 이자 금지 위반으로 추정하는 조항을 넣었다. 최종안은 이 추정을 삭제하고 사안별 감독 판단으로 바꿨다. 기존 보상 프로그램을 일괄 허용한 것은 아니며, 우회 목적이 뚜렷하면 제재할 수 있다는 여지도 남겼다. 함께 완화된 항목도 있다. 준비자산 가운데 즉시 꺼낼 수 있어야 하는 유동성 비율은 초안의 10%에서 5%로 낮아졌다.
둘째, 이 문제가 의회에서 먼저 풀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지난 5월 상원에서는 예금 이자와 경제적으로 같은 보상은 막되 실제 플랫폼 활동에 따른 보상은 허용하는 절충안이 나왔다. 하지만 이 조항을 품은 시장구조법(CLARITY Act)은 9월 15일 상원 절차 표결에서 49 대 50으로 막혔다. 반대표의 사유는 윤리 조항 논란 등 여러 갈래였지만, 지역은행 예금 이탈을 우려한 보상 문제도 그중 하나로 꼽혔다.
셋째, 은행권의 반응이다. 미국은행협회(ABA)의 롭 니컬스 회장은 OCC의 접근이 지역 대출을 보호하려던 의회의 뜻을 훼손한다고 비판했다. 증권사 TD코웬은 사안별 판단이 법원 판결 전까지 불확실성을 키우고, 다음 정부의 감독청장이 우회의 기준을 다르게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론: 법문에 더 충실하다
반대편의 논리도 가볍지 않다. 블록체인협회는 추정 조항을 뺀 것이 법 조문에 더 가깝다고 평가했다. 지니어스법이 금지한 주체는 발행사이지 유통 플랫폼이 아니라는 것이다. 활동 기반 보상까지 일률적으로 막으면 결제 혁신을 법이 의도한 범위보다 좁게 묶는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예금 이탈이 실제로 얼마나 일어날지도 아직 확인된 바 없다.
필자도 보상을 전면 금지하자는 쪽은 아니다. 문제는 금지 여부가 아니라 기준이 어디에 적혀 있느냐다. 사안별 판단은 유연해 보이지만, 시장 참여자는 어떤 구조가 허용되는지 알 수 없고, 그 답은 감독청장이 바뀔 때마다 달라질 수 있다. 의회가 실패한 결정을 감독 재량이 떠안은 지금의 구조는 오래가기 어렵다.
한국에 주는 숙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준비하는 한국이 눈여겨볼 대목은 여기다. 국내 논의는 그동안 발행 주체와 은행 지분율에 집중됐고, 이자 문제는 지급 금지라는 원칙 선에서 머물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9월 보고서에서 보유자 보상을 허용한다면 보상률 상한과 범위를 함께 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미국의 경험은 이 권고가 왜 필요한지 보여준다. 발행사 이자만 막고 유통 단계 보상을 비워 두면, 그 공백은 결국 감독 당국의 해석 싸움으로 넘어간다.
필자는 기본법 정부안에 보유의 대가와 사용의 대가를 구분하는 기준, 그리고 허용되는 보상 유형의 범위를 처음부터 적어 넣기를 제안한다. 규칙은 늦게 쓸수록 이해관계자가 많아지고, 그만큼 선을 긋기도 어려워진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참고
- OCC · OCC Advances U.S. Digital Asset Leadership with Final Rule to Implement GENIUS Act
- Mondaq · OCC Finalizes GENIUS Act Rules For Payment Stablecoin Issuers
- The Block · American Bankers Association accuses OCC of undermining Congress with final stablecoin rewards rule
- The Crypto Times · CLARITY Act Fails in Senate as Cloture Vote Falls Short of 60 Votes
- 국회예산정책처 · 「스테이블코인의 금융시장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발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