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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ial정책

정책칼럼

기본법 기다리는 사이…거래소 감독 성적표부터 공개하라

올해 금감원 국감에서 거래소 감독의 빈틈이 숫자로 드러났지만, 검사에서 무엇을 찾았고 무엇이 고쳐졌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다. 2단계 입법을 기다리기 전에 현행 감독의 결과부터 정기적으로 공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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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정책 논의는 요즘 디지털자산기본법 하나로 모인다. 법이 생기면 감독 체계도, 이용자 보호도 한꺼번에 정비된다는 기대다. 그러나 19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는 다른 질문을 남겼다. 지금 있는 법으로 하는 감독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그리고 그것을 바깥에서 확인할 방법은 있는가. 필자는 두 번째 질문이 더 급하다고 본다. 새 법을 기다리는 동안이라도 현행 감독의 성적표는 공개돼야 한다.

검사는 했는데 결과는 보이지 않는다

첫째 근거는 국감에서 나온 숫자다.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화마켓 거래소들의 특정금융정보법 위반 사항이 약 1500만 건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코인원 한 곳에서만 해외 미신고 사업자와의 거래가 9만 건을 넘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런데 이 위반들이 어떤 제재로 이어졌는지, 거래소가 무엇을 고쳤는지는 국감장에서도 분명히 드러나지 않았다.

빗썸 사례는 더 직접적이다. 빗썸은 2월 6일 이벤트 보상으로 2000원어치 비트코인을 주려다 수량 칸에 2000개를 입력해 약 62만 개를 잘못 지급했다. 거래소가 실제로 가진 물량을 훨씬 웃도는 수량이었다. 장부상 숫자가 실제 보유량과 맞지 않아도 지급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였다는 뜻이다. 이 의원은 금감원이 사고 이전에 빗썸을 세 차례가량 들여다보고도 이 허점을 찾지 못했다고 짚었다.

숫자는 의원실을 거쳐야 나온다

둘째 근거는 정보가 흘러나오는 경로다.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7월부터 올해 9월까지 원화마켓 거래소 5곳을 상대로 해킹·전산사고 민원이 83건 접수됐다. 같은 기간 주요 사고 보상액은 71억8000만원이었다. 불공정거래 사건은 48건이 처리됐고 그중 40건이 수사기관에 고발 또는 통보됐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거래소별 이상거래 탐지와 통보 건수, 검사별 지적 사항, 시정조치 이행 여부는 공개되지 않았다. 금감원은 제재 절차와 수사가 진행 중이고 시장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결국 투자자는 자신이 쓰는 거래소가 검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알 길이 없다. 의원실 요청이 있어야 총량 숫자가 겨우 나오는 구조다.

당국 스스로도 속도를 인정했다

셋째 근거는 감독 당국의 자기 진단이다. 민병덕 민주당 의원은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와(GIWA)를 사칭한 가짜 체인으로 반나절 만에 약 28억원이 빠져나간 사건을 들며 대응 역량을 물었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금 현재는 그 속도를 따라가기 쉽지 않다"고 답했다. 역량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당국이 인정한 이상, 외부의 감시와 검증을 늘리는 것이 합리적이다. 공개는 그 출발점이다.

반론: 공개가 만능은 아니다

반론도 무게가 있다. 진행 중인 조사의 세부 내용이 드러나면 혐의자가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 확정되지 않은 지적 사항이 알려지면 특정 거래소에 대한 과도한 불신이나 예치금 이탈을 부를 수도 있다. 거래소 입장에서는 소명 기회 없이 평판이 먼저 깎이는 셈이다.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것도 아니다. 금융위원회는 7월 이용자보호법 시행 2년 성과를 발표하며 40여 건의 조사를 마치고 30여 건을 수사기관에 넘겼다고 밝혔다. 혐의자는 25명, 사건당 평균 부당이득은 약 14억원이었다. 불법이익 은닉을 막는 계좌 지급정지 제도와 불공정거래 신고 포상금 제도는 2단계 법에 담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구조적인 해법은 결국 입법이라는 주장에도 일리가 있다.

결론: 확정된 것부터, 정기적으로

필자는 이 반론을 받아들이면서도 결론은 다르다. 진행 중인 사건을 공개하라는 것이 아니다. 제재가 확정된 사안부터, 거래소별로, 정기적으로 공개하자는 것이다. 어떤 거래소가 어떤 항목에서 지적을 받았고, 시정조치를 언제까지 이행했는지 정도는 투자자가 알아야 할 정보다. 금융위가 이용자보호법 시행 2년을 맞아 불공정거래 조사 실적을 집계해 내놓았듯, 거래소 검사 결과도 정해진 주기로 정리해 공개할 수 있다.

대형 사고에 대해서는 원인과 재발 방지책을 담은 사후 보고서를 내는 관행도 필요하다. 빗썸 오지급처럼 시장 전체의 신뢰를 흔든 사건이라면 더욱 그렇다. 민병덕 의원이 요구한 블록체인 포렌식 전담 인력 확충도 같은 맥락에서 서둘러야 한다.

디지털자산기본법은 정부안 제출조차 기약이 없다. 법이 언제 생길지 모르는 상황에서 감독의 투명성까지 그 법에 맡겨 둘 이유는 없다. 지금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하는 것이 맞다.

본 기사는 정보 제공 목적이며 투자 권유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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